[뉴스 스크랩] 부디 시들지 않는 꽃이 되길
  • 등록일 : 2026.06.04
  • 조회수 : 63

[강원도민일보] [특별기고] [특별기고] 부디 시들지 않는 꽃이 되길


송현주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external_image

▲ 송현주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지방 선거는 늘 지역 나름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국 차원의 정치 구도 하에서 치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 도에서는 종종 대통령의 소속 정당과 도지사, 시장·군수의 소속 정당이 엇갈리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것이 도의 발전과 도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이번 선거 결과는 대체로 전국 정치 구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헌정질서의 파괴, 그에 이은 대통령 탄핵의 충격이 만들어 낸 정치적 흐름이 대선 이후에도 강하게 지속되고 있고 취임 1년이 된 이재명 정부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도민들을 포함해 전국 대다수 유권자들은 개별 후보의 공약이나 지역 현안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에 대한 정치적 가치 판단, 그리고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표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어떤 구도 하에서 어떻게 경쟁했다 하더라도, 새로 선출된 도지사,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더 이상 정치적이지 않다. 그것은 강원특별자치도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지, 청년들이 어떻게 도에 남아있을 수 있는지, 기업들이 왜 우리 도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 답을 내놓는 일이다. 특히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5극 3특’ 전략 속에서 우리 도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새만금 지역에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로봇, AI, 수소 에너지,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을 조성하는 9조원 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 광주와 전남은 이미 통합을 결의하고 이번 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선출했다. 대전과 충남도 선거 후 바로 통합을 추진한다고 하고, 부울경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정부는 통합된 초광역권에 권한 이양과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도는 이미 3년 전에 특별자치도가 됐지만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그 변화가 실제 도민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지는 못했다. 윤석열 정부의 지역 정책은 권한 이양과 규제 완화를 내세웠지만 세수 부족과 긴축 재정으로 지방 정부에 대한 예산 지원에는 소홀했다. 그러면서도 수도권 첨단산업 육성은 지원했다. 용인과 평택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관련 정원 확대는 결국 기업과 인재를 수도권에 잡아두는 힘으로 작동했다. 한편으로는 지방을 살리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수도권의 빗장을 풀어 균형발전의 효과를 봉쇄한 셈이다. 전임 도정도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미래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체감할 만한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이미 수도권에 공장과 인재, 인프라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우리 도가 어떤 비교우위로 미래 산업을 끌어오겠다는 것인지 설득력 있는 전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세 번째로 강원특별법을 개정해 더 많은 권한을 넘겨받았으나 이는 출발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권한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규제 완화하자고 4차 개정을 추진하기 전에 3차 개정안에 포함된 산림, 물, 에너지, 광물, 접경지역, 관광, 수소, 바이오 등등 미래산업을 하나의 발전 구상으로 엮어야 한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게도 같은 책임이 있다. 도 전체의 큰 비전 안에서 협력하면서 각자의 생존전략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늘 무용론의 질시를 받는 지방의회는 정파적 대립의 말단이 아니라 도·시·군의 정책을 감시하고 조정하는 견제 기관으로서 그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 선거는 진흙탕일 수 있지만 당선자는 연꽃과 같다. 그리고 그 연꽃이 언제까지 피어있을 것인지는 결국 그들이 이끌어 갈 지방 권력의 성과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부디 다음 선거까지 시들지 않는 꽃이 되길 바란다.


#특별기#수도권#대통령#정치적#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