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서울 출퇴근 고려도..." 현장실습 합격해도 걱정인 지역 대학생들
실습 할 수 있는 기업들 대부분 수도권에... '청년 주거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

▲AI생성 이미지 ⓒ 오마이뉴스
현장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 거주지인 춘천을 떠나 서울 봉천동에 월세방을 잡은 김아무개(24)씨는 낯선 도시에서 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는 5평 남짓 되는 반지하 원룸 생활을 하고 있다. 대학과 실습 기관을 연계해 학기나 방학 중 인턴십을 할 수 있는 현장실습학기제를 6개월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반지하라는 환경 탓에 화장실에는 곰팡이가 피려 하고, 습기가 차는 열악한 주거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스펙을 쌓아 취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버티고 있다.
김씨가 이런 환경에 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회사 근처인 영등포의 주거지는 단기 임대 시 월세가 80만 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출퇴근이 약 40분 정도가 소요되지만, 월세는 40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지역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또, 현장실습의 특성상 채용 발표와 첫 출근 간의 시간이 2주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집을 알아볼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한 요인이다. 급하게 구하는 과정에서 주거 환경의 질이 다소 떨어지는 반지하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장실습을 준비하고 있는 권아무개(24)씨도 걱정이 많다. 최근 서울에 있는 금융 관련 기업으로 자소서를 넣었다. 권씨 역시 스펙에 한 줄을 추가하고, 직무 경험을 토대로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다. 권씨의 경우, 본인이 원하는 직종은 지방에서도 취업이 가능하지만, 현장실습 기관은 서울에만 있는 실정이다.
권씨는 현장실습에 합격, 서울 생활을 하게 되더라도 걱정이다.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그는 "자취 자체가 경제적 부담인데, 위치가 서울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라며 "춘천에서 출퇴근도 고려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직무 경험이 중요한 취업 기준이 되었지만 지역 대학생들은 현장실습 자체가 안기는 경제적 부담이 취업을 방해하는 또 다른 벽이 되고 있다. 실습을 할 수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는 탓이다.
실제로 춘천에 있는 한림대학교의 하계 현장실습생 모집 기업 40곳 중 29개 기업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지역 소재 기업은 11개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단기임대로 인한 높은 월세, 주거 환경의 질 하락을 감수하고 서울 생활을 버텨내야 하는 것이다.
김씨의 경우, 가급적 자신이 살아온 춘천에 남고 싶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직종인 게임 서비스 관련 기업은 춘천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서울로 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방에는 기업의 수 자체가 많이 부족해, 직장 생활을 하려면 서울에 있어야만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자의든 타의든 지방대생이 단기 현장실습을 위해 서울 생활을 하게 되면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부담이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3~6개월 정도의 서울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청년월세지원 사업은 월 최대 20만 원씩 1년간 지원해주는데, 생애 1회만 가능하다. 그러나 지원을 받는 중간에 다른 지역으로 전출한다면, 다시 지원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김씨는 6개월의 현장실습이 끝나고 일정 기간 후에 서울에 취업을 하게 된다면 그때 1년 전체를 지원받을 기회를 살려두기 위해 지금 지원사업에 신청할 수도 없다.
이 밖에도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기숙사나 주변 시세 대비 싼 임대료로 주거할 수 있는 청년안심주택 등은 신청 기간이 정해져 있고, 선발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돼, 학기 중 모집되어 급하게 주거지를 구해야 하는 현장실습생은 도움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적 부담, 열악한 주거 환경 등을 감수해야 하지만, 지역 대학생들에게 현장실습은 필요하고, 놓쳐선 안 되는 기회이다. 김씨는 "직무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이 취업에 있어 본인만의 장점을 강조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학생 신분이라는 점에서 설령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다고 해도, 다른 기회를 얼마든 잡을 수 있을 것이며,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해 어떤 것이든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씨 역시 "졸업 이후 인턴십을 하는 것은 난이도와 준비해야 할 것들이 현장실습보다 더 많다고 느껴지기에 학생 때만 누릴 수 있는 이 기회를 활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현장 직무 경험이 취업에 있어 최고의 스펙"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학중 현장실습에 대한 지역 대학생들의 수요가 높은 만큼 보다 현실적인 주거비 지원 방안 마련 등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김영진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